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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마이 프렌즈...드라마 리뷰 (우정, 세대, 삶)

by 토론토 2025. 7. 6.

디어 마이 프렌즈...드라마 포스터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는 노희경 작가의 섬세한 필치와 명품 배우들의 열연으로 인생의 황혼기를 살아가는 어른들의 우정과 사랑을 따뜻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줄거리와 주요 인물, 그리고 감상과 메시지를 중심으로 깊이 있게 리뷰한다.

줄거리: 끝나지 않은 우리들의 이야기

《디어 마이 프렌즈》는 노년의 주인공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드라마다. 주인공 박완(고현정)은 소설가 지망생으로, 친구의 부탁으로 ‘어른들의 이야기’를 글로 써주게 되면서 엄마 장난희(고두심)와 그녀의 친구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지켜본다. 박완은 어릴 때부터 자신의 삶을 옥죄는 듯한 엄마와의 관계 때문에 집을 떠났지만, 취재를 핑계 삼아 그들과 함께하며 그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견뎌온 이야기에 서서히 마음을 연다. 장난희와 그녀의 친구들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오랜 친구들이다. 질투하고 싸우기도 하지만, 외롭고 힘든 삶을 견디게 한 건 결국 서로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들의 삶은 각기 다르다. 병든 남편을 돌보며 살아온 조희자(김혜자), 자식들에게 무시당하면서도 품위를 지키려는 문정아(나문희), 젊은 시절 큰 사랑을 이루지 못한 오청아(윤여정), 모두를 감싸며 버팀목이 돼주는 강낙선(박원숙), 그리고 그들의 남자친구 신구와 주현이 더해져 이야기는 더욱 입체적이다. 이 드라마는 노년의 외로움과 불안, 그리고 그럼에도 끝나지 않는 사랑과 희망을 진솔하게 그린다. 삶의 끝자락에서도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지나간 상처를 치유하며, 삶을 살아내는 이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각 회마다 인물들이 고백하는 인생의 이야기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주요 인물: 빛나는 어른들의 얼굴

《디어 마이 프렌즈》를 특별하게 만든 건 탄탄한 스토리뿐 아니라, 살아 숨 쉬는 듯한 인물들 덕분이다. 박완은 작품의 화자이자 관찰자다. 엄마를 원망하며 떠났지만, 엄마와 그 친구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이해하게 된다. 그녀는 젊은 세대와 노년 세대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하며, 드라마의 메시지를 전한다. 장난희는 박완의 엄마이자, 모임의 리더다. 강단 있고 불같은 성격으로 친구들을 이끌지만, 속으로는 외롭고 딸과의 관계에 상처받아 있는 인물이다. 조희자는 가장 헌신적인 모습으로 병든 남편을 돌보지만, 남몰래 자아를 잃어버린 삶을 후회하기도 한다. 그녀의 미소 뒤에 감춰진 쓸쓸함이 가슴을 울린다. 문정아는 자식들에게 무시당하면서도 체면을 지키며 살아가지만, 친구들 사이에서는 투덜대며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오청아는 자유롭고 고고한 듯 보이지만, 사실 젊은 시절 이루지 못한 사랑을 잊지 못해 방황한다. 강낙선은 늘 친구들을 감싸 안는 넉넉한 어른이다. 그 외에도 신구와 주현이 연기하는 남성 캐릭터들이 이들의 우정과 사랑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이 인물들은 완벽하지 않다. 허물 많고, 질투도 하고, 고집도 세지만, 그 모습 그대로 친구로서 서로를 지탱하며 살아간다. 그들은 누구에게나 있는 엄마, 이모, 할머니의 얼굴이자, 언젠가 우리 자신일 수 있는 얼굴이다.

감상과 메시지: 함께라서 견딜 수 있는 삶

《디어 마이 프렌즈》는 노년을 다룬 드라마지만, 모든 세대에게 울림을 준다. 우리가 살아가며 감당해야 할 외로움, 상처, 후회는 누구에게나 있고, 그 속에서도 우리는 사람을 만나고 함께 살아간다. 드라마를 보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인생의 후반부에도 삶은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병들고, 누군가는 사랑을 잃지만, 또 누군가는 친구에게 기대며 새로운 하루를 시작한다. 죽음이 다가오는 상황에서도 그들은 웃고 떠들며, 서로를 사랑한다. 특히 이 작품은 ‘어른’이라는 존재를 낡고 쓸모없는 존재가 아니라, 여전히 사랑받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들로 그려낸다. 이는 우리 사회가 잊고 있던 중요한 가치다. 젊은 세대에게는 “부모 세대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왔는지”를 돌아보게 만들고, 어른들에게는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일깨운다. 우리 모두의 삶은 서로 기대고 상처받고 화해하며 완성된다는 사실을, 노희경 작가는 깊이 있게 전달한다. 결국 《디어 마이 프렌즈》는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돈도 성공도 아닌, 끝까지 남아주는 친구와 가족, 그리고 함께 견디는 용기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노년의 고독과 시련을 다루면서도 따뜻하고 유쾌한 감동을 준다. 인생의 끝자락까지 함께 웃어줄 친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이 드라마는 그 소중함을 일깨운다. 꼭 한 번 감상하며, 내 곁의 소중한 사람을 떠올려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