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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씨부인전 리뷰 (고전소설, 여성 주체성, 조선시대 배경)

by 토론토 2025. 5. 18.

옥씨 부인전...포스터

안녕하세요. 토론토입니다. 오늘은 드라마 ‘옥씨부인전’을 소개합니다. 이는 조선 후기 한문소설로, 여성 인물이 주도적으로 서사를 이끄는 작품입니다. 전형적인 부덕 강조를 넘어서 능동적이고 지혜로운 여성상을 보여주는 고전소설로서 문학사적 가치가 높습니다. 이 글에서는 옥씨부인의 인물상, 이야기 구성, 그리고 시대적 의미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조선 후기 여성 서사의 구조와 ‘옥씨부인전’의 전개 방식

‘옥씨부인전’은 고전소설 중에서도 여성 중심의 이야기 구조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주인공인 옥씨 부인은 가문과 남편을 위해 헌신하면서도, 위기 상황에서는 직접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이야기는 옥씨가 유씨 가문에 시집오면서 시작되며, 단순한 가정생활이 아닌 가문 전체의 존립과 관련된 갈등이 중심축으로 전개됩니다. 특히 남편 유생이 유배를 가는 상황에서 옥씨가 집안을 지키는 서사 구조는 당시 남성 중심 질서 속에서 여성의 역할을 확대하여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이 서사는 단순히 충실한 아내상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위기 대응과 판단력을 갖춘 인물로서의 모습을 강조합니다. 조선 후기에는 여성의 문해력 향상과 함께 여성 독자를 겨냥한 소설이 늘어났고, ‘옥씨부인전’도 그런 변화 속에서 등장한 대표적 예입니다. 이야기는 옥씨가 지혜와 인내로 가문을 지켜내고, 끝내 남편이 복직되면서 가문이 회복되는 흐름으로 마무리됩니다. 전형적인 권선징악 구조를 따르면서도, 갈등의 중심에서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여성 캐릭터가 중심에 서 있다는 점이 이 작품의 특징입니다. 서사적 긴장감은 외부 위기와 내부 갈등을 통해 유지되며, 여성 주인공의 판단과 행동이 이야기를 이끕니다. 이는 기존의 고전소설과 구별되는 지점입니다.

옥씨부인의 인물성: 유교 이념을 넘어선 능동성

옥씨부인은 겸손하고 절제된 인물로 등장하지만, 상황에 따라 주체적인 선택을 하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남편 유생이 억울하게 유배된 이후 가문의 재산과 명예, 자식의 미래가 모두 그녀의 어깨에 달린 상태에서 옥씨는 현실적인 판단을 내립니다. 단순히 기다리는 자세가 아닌, 적극적으로 주변 인물과 관계를 맺고 정보를 수집하며, 때로는 위험을 감수하는 결정도 내립니다. 이는 기존 고전소설 속 ‘현모양처’ 이미지에서 벗어난 것으로, 유교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한계를 넘어서려는 인물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옥씨는 가문 내 갈등을 중재하며, 집안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고 내부 결속을 이끌어냅니다. 그녀는 말보다 행동으로 사람을 설득하며, 감정적 대응보다는 상황을 분석하고 대응하는 방식으로 움직입니다. 이러한 묘사는 여성 인물의 정적이고 순응적인 태도를 넘어, 위기 상황을 타개하는 전략적 태도를 강조합니다. 또한 그녀의 판단은 단지 가정 내 문제 해결에 그치지 않고, 남편의 명예 회복이라는 정치적 문제에까지 이어지며, 이 점에서 옥씨는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주체로 해석됩니다. ‘옥씨부인전’은 이러한 인물의 능동성을 통해 당대 여성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여성 인물이 감정적 소비 대상이 아니라, 이성적 판단과 실행력을 지닌 서사의 중심이 될 수 있음을 제시한 것입니다.

고전소설의 틀 안에서 여성 주체 서사의 가능성

‘옥씨부인전’은 고전소설의 전형적인 구조, 즉 권선징악, 충효이념, 가문 중심의 질서를 유지하면서도 여성 인물이 그 안에서 주체적으로 기능하는 사례입니다. 일반적으로 고전소설에서 여성은 수동적으로 보호받거나 희생당하는 인물로 등장하지만, 이 작품은 여성의 선택과 판단이 전체 이야기 전개의 중심에 있다는 점에서 구별됩니다. 옥씨는 단지 부덕을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위기 앞에서 현실적인 선택을 하며, 그 결과로 가문이 유지되는 흐름을 만들어냅니다. 이는 고전 서사의 구조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인물 구성과 시각의 차이를 통해 새로운 의미를 형성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작품 속 갈등은 외부 세력에 의해 발생하지만, 해결 과정은 여성 주체의 행동을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이것이 이 작품이 문학사적으로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독자 입장에서는 옥씨의 인물상을 통해 당대 여성들이 어떻게 자신을 인식했는지, 어떤 역할을 꿈꿨는지에 대한 간접적인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동시에 이 작품은 현대적 관점에서도 여성의 자율성과 주체성이라는 문제를 고전 텍스트 속에서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됩니다. ‘옥씨부인전’은 단지 과거 여성상을 재현한 것이 아니라, 주체적인 서사를 가능하게 한 구조 실험으로도 읽힐 수 있습니다. 이는 고전문학이 단순히 보존해야 할 유산이 아닌, 현재적 해석과 연결될 수 있는 문화 텍스트임을 보여줍니다.

‘옥씨부인전’은 조선 후기 고전소설 속에서도 여성의 주체적 역할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낸 작품입니다. 전통적 틀 안에서도 능동성과 현실성을 지닌 여성 인물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며, 오늘날 다시 읽을 가치가 있는 고전입니다. 고전문학의 여성 서사에 관심 있다면 꼭 살펴볼 만한 작품입니다.